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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spitality for The Others

​또 다른 이들을 위한 환대

 30th of July 14th of August 2020 

 Gallery B77

Cheongju-si, Chungcheongbuk-do, Republic of Korea

Curated by SUH Dasom

Artist : SUH Dasom, LEE Sunhee, HONG Deukeun

 

2020년 7월 30일_ 8월 14일

갤러리 B77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흥덕로 122

기획 서다솜

참여작가:  서다솜 이선희 홍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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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이후 코로나가 한창 퍼저갈 때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상의 자유마저 잃어버렸다. 당연하게 만나던 사람, 오가던 공간, 해오던 일들을 만날 수, 오갈 수, 할 수 없어 처음 맞는 난감한 시기였다. 청주의 아티스트 그룹 B77에서 새롭게 갤러리 공간을 단장하고 6월, 오픈을 앞뒀지만 이러한 난감한 상황에 움츠릴 수 밖에 없었다. 동료 작가를 통해 이 소식을 듣고 전시에 참여해달라는 말을 들었고, 그와 더불어 전시 기획을 맡았다.

 

청주의 '운천동'이라는 곳은 아주 크지도 작지도 않은 동네로 오래전 부터 중산층의 동네로 현재는 연세가 좀 있으시며 안정정인 생활을 영위하시는 분들의 터전이었고 이미 서로 잘 아는 분들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정 때문에 길에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담장 너머로 보이는 잘 가꿔진 집의 분위기만 포착할 수 있었다. 이에 집집마다 아래의 글로 리플렛 겸 초대장을 만들어 어르신들을 초대하는 전시를 만들었다. 나를 비롯한 이선희, 홍덕은 세 작가는 새 갤러리 공간에서 환대의 의미로 동네를 돌아다니며 포착하고 영감받은 지도 위의 오브제 작업을 준비하고 워크숍을 통해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아래 초대장 본문을 소개한다.

 

<먼저하는 초대의 말> 

구름이 샘을 이룬 동네,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연에, 사물에, 사람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대기 중의 수증기가 승화하여 매우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의 결정으로 변한 것들 중 무리 지어 공기 중에 있을 때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구름입니다. 평소 우리는 구름이 생성될 때의 과정이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나 구름이 불현듯 흘러가기도 사라지기도 하며 자유롭게 무리 지어 다님을 알고 있습니다. 

 

요즘 사회적 상황에서 비롯해 주로 집에서, 혼자, 혹은 가족끼리만 지내는 시간이 많으셨을 것을 압니다. 도무지 끝을 알 수 없고 격변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새로 마련한 공간을 발판 삼아 서로에게 천천히 조심스레 다가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혼자의 삶이 쓸쓸하여 다른 이에게 의지하고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곁을 내어주기를 시도해보기와 그 곁을 내어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공간이 가지는 힘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지요. 한정적이고 고정적인 거처에서 벗어나 새롭게 머무를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상상이나 기대 혹은 무의식까지도 확장 시켜줄 수 있는 구체적인 힘을 잠재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동네의 새 공간을 통해 새로운 만족의 가능성을 충분히 상상해보시고 집중해 보시길 바랍니다. 익숙한 동네의 일상에서, 예술에서 기대하고 상상하는 것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셨으면 합니다. 

 

운천동에서 다양한 형태로 삶을 가꾸며 지내고 계실 한 분 한 분의 모습이, 또 여러분의 삶의 태도가 궁금합니다. 그러니 우리 동네의 모습을 새 공간에 지도로 펼치고 정성스런 환영과 초대의 의미를 담아 세 작가의 초대장을 놓겠습니다. 내가 모르던 낯선 공간에 낯선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나를 초대하고 기다리는지, 흥미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면 또 다른 이를 이끌어 서로 기대게 할 수 있을지 각자의 방법으로 발견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가볍게 또 기쁘게 새 공간에 와주십시오. 그리고 우리가 마련한 자연에 사물에 또한 사람에 마음껏 기대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부드럽고 약한 재료를 변형하여, 개인의 내러티브를 설치작업으로 표현하는 이선희 작가, 식물을 매개로 소통하며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실험 및 작업를 하는 홍덕은 작가, 직관을 바탕으로 손으로 하는 일에 집중하며 프로젝트 형태를 기반으로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업들을 하는 서다솜 작가는 이번 B77 갤러리 개관 전에서 서로 기대는 작업 방법을 통해 ‘오브제’라는 교집합을 결과물로 만들어 여러분을 초대하는 전시를 만들었습니다.
 

좌 포도 우 호박. 멈춰 선 곳 담장 너머에 귀한 손길과 정성이 자라고 있다. 마치 예쁜 물건이 잔뜩 있을 것 같은 커다란 서랍 같은 인상의 운천동 한 집 한 집 요란하지 않아도 잔잔한 특색이 있었고 각 댁 마다 가진 일상이 궁금하다. 주어진 공간에 무언가를 심고 가꾸는 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시작과 지속성은 내가 늘 감탄하는 지점으로 굳이 하지 않아도 괜찮을 과정에 지성을 다하는 일이고 이는 성공과 실패와 같은 결과가 무의미해지는 좋은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

과정

Process  

1. 초대장을 들고 찾아가 포도와 호박을 기르시는 두 댁에 사시는 분들과 운천동 이웃분들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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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포도랑 호박을 활용한 음식을 나누며 녹색 빛 포도가 보라빛이 된 것을 지켜본 과정과 프로젝트의 진행과정 등을 설명하며 참가자들의 개입을 유도한다.

​라인테이프로 갤러리 바닥에 그린 마을지도 집집마다  초대의 의미를 가진  오브제를 올려놓는다.

3. 워크숍의 의도를 밝히고 음식을 공유한다. 이 때 음식은 초대한 대상에게 익숙한 재료로 요리법을 조금 새롭게 구성한 음식을 시도해 보게 유도하는 것에 초점이 있다. 초대한 동네분들 에게 받은 영감을 소재로 나의 응용방식을 더해 공유하는 상호작용 과정이다. 

4. 과정에서 드러나는 개인적 경험을 나눈다. 영감의 토대가 된 호박을 기르시는 분, 포도를 기르시는 분이 공유하는 계절에 맞물려 주변환경을 가꾸는 정보를 듣고 이번 워크숍에서 시도한 과정과 경험하게 하는 방식에 비추어 어떤 것을 느끼는지 대화를 통해 서로 알 수 있다.

메뉴

Menu

: 한 여름 포도와 호박을 활용한 차림  그리고 제철과일

​  (워크숍에서의 이야기)

 

 

호박잎 찹쌀밥 

여름이면 호박도 맛있지만 호박잎 많이 쪄서 드시지요? 저희 집은 꼭 양배추도 같이 쪄서 먹어요. 보통 밥에 뭐 넣으세요? 찹쌀은 제가 좋아해서 한번 넣어봤습니다. 잡곡을 많이 드시면 씹는 맛과 건강에 좋고요.쌈장 말고 젓국 넣은 양념장을 쓰는데 오늘은 쌈장으로 만들어 봅니다. 청주에서는 보통 어떻게 만드시는지 궁금합니다.

 

 

한 여름 포도 샐러드 

샐러드에 사용한 코티지 치즈를 만들면 별로 특별한 것 하지 않아도 손님 초대가 쉬워집니다.

1) 중약불에 우유(500ml 기준 )를 뭉근히 끓여주세요 눋지 않게 적당히 저어주시고 소금도 더해서 간을 해줍니다.

2) 뭉근하게 끓던 우유에서 나온 김이 전체를 덮으면 식초 1T, 레몬즙 3T 를 넣어주세요 응고가 잘 될 수 있도록 너무 많이 젓지 마시고 한두 번 젓고 그대로 약불로 줄여서 계속 끓여주세요. 

3) 순두부처럼 치즈가 슬슬 형성되고 말갛게 유청이 분리되면 면포에 걸러 물기를 제거해 주시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 얼마나 보관하는지에 따라 치즈의 부드럽기가 결정됩니다. 물을 좀 덜 뺄수록 부드럽고 많이 빼면 포슬포슬한 식감을 예상하시면 됩니다.  

4) 포도는 자체로 맛있고 저는 오이나 샐러리 등등 조금 여름 향이 나는 재료들을 같이 써봤어요. 좋아하시는 여름 재료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참외 같은 것도요. 

 

호박편 

사실은 호박 전병을 만들까 했었는데 운천동에 있는 떡집에 주문했습니다. 직접 키운 호박으로 만든다고 하셔서 망설임 없었지요. 손님 초대 잔치에는 역시 떡이 필요해요. 

 

한 손 음식 

영어로 핑거푸드라고 불리는 여러 가지 재료를 올려 베어 물며 먹을 수 있는 형태의 음식입니다. 판 형태의 것만 있다면 어떤 재료로도 만들기 쉽고 모양을 낼 수 있어서 손님 초대할 때 응용하기 좋습니다. 

익숙하게 여겨주실 재료를 활용해서 만들어 봤어요 현미와 쌀을 눌러 구운 칩에 두부를 쪄서 으깨고 견과류와 과일 그리고 사워크림(요거트나 생크림 등등 선택한 재료와 어울리는 것으로 바꾸실 수 있어요)을 얹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조합을 해봤습니다. 집에 가지고 계신 남는재료, 좋아하는 재료로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보시면 좋겠어요. 과일이라도 소금 간 잊지 마시길. 

 

 

제철 과일 음료 

 

포도랑 호박 말고도 여름엔 집에 딱 한 개 굴러다니는 자두 복숭아 보이면 누구 코에 붙이나 싶잖아요. 그럴 땐 이렇게 해서 나눠드세요. 예쁘고 맛있는데 만들긴 엄청 쉬워요. 저는 오늘 냉동실에 있는 얼린 과일을 베이스로 석류주스, 탄산수 그리고 제철 과일 복숭아와 자두 그리고 포도를 사용했습니다. 얼음도 듬뿍 넣었습니다. 

VIDEO: Steaming pumpkin leaves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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