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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ent BOBO, 7, Donggye-ro 15beon-gil, Dong-gu,

Gwangju, Republic of Korea

                                31th October, 2020

SUH Dasom and JANG Bowon

광주광역시 동구 동계로15번길 7 보보식당

2020. 10. 31 

서다솜, 장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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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광주광역시 용봉동의 작은 식당에서 현재 산수동에서 독채의 보보식당을 운영하는 오너셰프 장보원은 미식은 물론 미감이 있는 셰프라고 생각해왔다. 늘 그의 실력에 감사하며 손님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어왔지만, 나이도 같고 똑같이 요리를 좋아해 일부 일로 사용하는 나와 그의 요리에 대한 심상은 꽤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업으로서, 요리를 하는 사람이 아닌 인간 장보원이 어떻게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 과정이 어떠했으며 어떤 영향을 받아 성장했는지 궁금해졌다. 이에 바쁜 장 셰프를 괴롭혀 많은 개인적인 대화를 나눈 끝에 키워드 들을 텍스트로 정리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함께 메뉴를 짜서 예약을 받아 사람들에게 코스요리로 판매하는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장보원셰프의 할아버지는 산둥지방에서 오신 중국 분으로 셰프는 화교3세이다. 할아버지께서 해주시던 고향 음식을 좋아하던 그, 어릴 때 서울로 화교 학교를 다니며 힘들었던 기억, 현재 본인이 꺼내놓은 디아스포라로서 정체성의 고충 등을 공유하고 나의 개인적인 화교 음식에 대한 기억인 월병을 모티브로  프로젝트의 제목은 ‘산둥달과자’로 정했다. 나의 월병에 대한 기억 역시 명동에 사시던 어머니의 입맛에 익숙한 오래된 월병집에서 월병을 사 오시면 때때로 먹고 그 특유의 맛을 좋아했었다. 그리고 나의 많은 미식과 미감 등의 취향이 나의 외 할머니로부터 영향 받았고 견고하게 발견해 왔음을 새삼 되새기고 우리의 조부모, 부모로부터 받은 환경적 요인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반추해 볼 수 있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요리를 다루는 두 사람의 태도와 생각의 차이를 탐구한다. 요리를 도구로서 작업에 사용하는 나와 현재 음식점을 운영하는 전문 셰프가 요리를 대하는 태도와 생각의 차이에 대한 것을 탐구하는 프로젝트다. 기본적으로 전문 셰프나 본인 모두 요리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요리와 관련된 많은 시도와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러나 직업적으로, 또 상업적으로 요리를 사용하는 셰프와 나는 분명 요리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다를 것 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해하고 또 거슬러 올라가 요리에 처음 관심을 가지던 시점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나눴다.

장보원셰프는 화교 3 세로 산둥지방에서 오신 할아버지의 요리를 어려서 부터 먹고 자랐다. 그 요리들은 다른 가족 구성원들보다 장셰프에게 유독 특별하게 선호도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몇  가지 특색있고 기억에 남는 요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흥미로웠다. 어렸을 때 경험한 작은 순간들이 모여 현재 요리를 직업으로 삼은 장보원셰프의 뿌리가 되어주었을 것이며 화교로서 한국에서 살아가는 어려움들과 차별등 아주 개인적인 어려움과 고민들도 나눌 수 있었다. 

​이때 나는 장보원셰프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화교와 중국음식에 대한 기억과 조 부모님으로 부터 받은 구체적이지만 또한 현재 진행형이 아닌 박제된 기억으로서의 영향력과 취향, 천성과 같은 것들을 함께 들여다 보았다. 

월병 |  Moon Cake

어릴 때 엄마가 월병 한 상자를 사 오시면 늘 익숙한 레퍼토리를 함께 듣곤 했다. 명동에서 자란 엄마가 추억하는 엄마의 아버지와 엄마의 추억. 중국 대사관 앞에 1968년부터 과자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월병의 맛은 나에게 이전 세대의 추억을 얹어 다른 추억으로 옮겨왔다. 엄마 대학 때 일찍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에 대한 간접적 향수가 월병 속 말린 과일의 향과 견과류와 같이 분리할 수 없이 섞여 있다. 나와 월병에 대한 기억은 동대문과 연관이 있는데 당시에 엄마가 동대문 시장 쪽에 다녀오시면 요즘은 흔해진 공갈빵을 커다랗게 두 봉지 또는 월병을 두 상자 이렇게 중국의 맛을 한 아름 들고 오셨다. 내가 초등에서 중학생이 된 무렵 동대문 시장이 두산타워니, 밀리오레니 ‘짜잔-‘ 하고  등장하던 시기였다. 여러 가지 오래 있었던 것을 싹 밀고 높고 화려한 것들로 새롭게 채워졌다.

그 시대의 변화만큼이나 맛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다. 화덕에 구워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에 적당한 흑설탕과 계피, 참깨의 조화는 요즘 기계식으로 파는 적당한 맛과는 크게 다르다. 월병도 현재처럼 고급스러운 맛이 강조된건 아니고 과자의 두께, 크기, 독특한 향에 매료되었던 것 같은데 지금보다 조금 더 기름기가 있고 말린 과일의 색도 향도 과장 됐던 것 같다. 이것은 흡사 초코파이가 어릴 땐 보름달 만 했는데 지금은 세 번 깨물면 다 없어지는 상대적 크기 감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중국의 대표적인 과자 중 하나인 월병은 중국의 추석인 중추절에 먹는 명절 음식입니다. 달에게 바치는 제사음식이기도 한 월병은 지역에 따라 모양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보름달과 같은 원형이다. 월병에는 ‘온 가족이 모여 달구경을 하면서 명절을 즐긴다’는 의미가 담겨 있으며, 중국 불교에서 말하는 ‘원만(순조롭고 완벽함)’의 의미도 담고 있다.

 

디아스포라 |  Diaspora

 

이번 워크숍 준비를 하면서 가장 먼저 했던 대화에서 기억에 남은 것은 장 셰프의 재일 동포에 대한 생각이다. 그들의 어려움과 일종의 아픔을 공감한다는 그의 말. 짐작해 본 적 없는 내용 이었지만 듣자마자 이해가 됐다.

디아스포라, ‘-너머’를 뜻하는 그리스어와 대아(DIA)와 ‘씨를 뿌리다’를 뜻하는 스피로(Spero)가 합성되어 흩뿌리거나 퍼트리는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와 스페인어가 합성된 말이다. 특정 민족이 자의 혹은 타의로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한자로는 파종(播種) 또는 이산(離散)이라고도 한다.

디아스포라 문화는 원지역 사람들의 문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한다. 문화나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은 디아스포라 집단에서  일어나기 쉬운 언어 변화에 대해 집단으로 저항하거나 고유의 종교의식을 계속 유지하는 등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사전적 맥락을 이해하고 우리나라에 정착한 화교의 경우를 보면 대만화교, 중국 화교로 나뉘는데 대만화교는 조선 시대에 교역하던 상인들이 뿌린 경우로 교역 디아스포라에 속한다. 장보원 셰프의 할아버지께서는 중국 산둥지방에서 한국에 여행을 오셨다가 정착하게 되셨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당시 전쟁통에 다시 산둥으로 넘어가실 수 없었던 것으로 추측해본다. 따라서 이곳에서 가정을 이루고 문화와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을 하셨을 것이다. 

 

화교(장보원) | Chinese living abroad

 

나는 대한민국에 화교 3세로 태어나 화교 초등학교 화교 중학교 화교 고등학교 1학년까지 다녔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에게 한국인은 차별의 대상이었으면서 동시에 나를 차별하는 존재였다. 예로는 부모님이나 선배들에게 항상 듣는 이야기 중 부모님 연세 뻘 되시는 분들이 출입국사무소에서 받았던 설움이나 한국인들은 쉬운 서류 떼는 일을 할 때 당신은 몇 번을 여기로 가봐라 저기로 가봐라 소위 ‘뺑뺑이’를 돌림 당했다거나(이건 나도 여러 번 해봤다) 등등. 선배들은 그런 한국 놈들을 혼내 줬다느니 어린 나이에 호기를 부리는 이야기들 때문에 내가 자란 환경에서 나는 한국인이면서 아니고 그 경계에 있으면서 한국인과 나는 다르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할아버지(장보원) | Grandfather

 

나의 할아버지는 산둥성(山東省)에서 한국에 여행 목적으로 오셔서 6.25가 터져 본국으로 돌아가시지 못하시고 광주에 할머니를 만나 뿌리를 내리셨다고 들었다. 그런 할아버지는 고향을 무척 그리워하셨다 가끔 고향에서 드시던 음식을 해 드셨는데 이상하게도 다른 가족들은 그걸 드시지 않았다. 한 식탁에 두 가지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다. 할아버지 고향 음식은 “이건 할아버지 반찬이야~”라며 식탁 위에 어떤 경계선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할아버지가 만드신 음식이 새롭고 맛있었다. 식탁 위에 올랐던 할아버지 고향 음식으로는 소금에 절인 가죽나물이 들어간 계란 볶음, 다진 파를 넣어 반죽한 빈대떡, 닭에 캐러멜을 입혀 검게 튀긴 뒤 다시 쪄서 식힌 냉채, 오이 국수 정도가 기억난다. 고향을 그리워하며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 한계가 있었겠지만 그래서 나는 그 식사가 의미 있고 성인 된 내가 할아버지 음식을 기억하며 또 그 요리를 먹고 나의 딸에게 먹이는 이 부분이 굉장한 큰 의미로 다가온다.

짜장면(장보원) | Jajangmyeon:Black-bean-sauce Noodles

 

지금의 한국·중국 음식은 쉐프의 생각이 들어간 음식이 아닌 패스트푸드처럼 소비된다. 짜장면을 예로 들면 이상한 틀을 못 벗어난 채 해물을 더 넣거나 맵게 만드는 정도다. 짜장면의 본질은 튀긴 장과 면인데 중요한 소스인 장은 전국 통일에 면은 배달 때문에 안 불게 소다를 과하게 넣는다. 기본적으로 소화를 쉽게 할 수 있어야 할 음식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게 기본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사실 소스에 양파가 거의 전부인데 양파의 달콤함이 나오기도 전에 요리가 끝나버리고 다시 설탕을 넣는다. 양파도 설익고 설탕이 들어가 느끼한 맛에 맛없는 춘장을 버무려서 짠맛과 단맛을 잇는 미원을 넣는다. 악순환이다. 이것을 고쳐 보고 싶어 짜장면을 내 생각과 미각으로 다시 만든 게 지금 보보식당의 짜장면이다.

외할머니 |  Grandmother on My Mother's Side

만으로 4년 전 돌아가신 나의 외할머니는 예쁜 물건을 많이 가지고 계셨다. 그릇, 옷, 악세사리 등등 세월이 느껴지고 멋지지만 때로는 사용하기 난감한 물건들이었기에 다섯 손주를 재치고 모두 나에게 넘어왔다. 사실은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기도 했다. 보원셰프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도 내가 애정하고 골몰하는 빈티지한 옷가지의 패턴, 질감, 그릇들의 디테일들이 어린 시절 본능적인 호감을 가지던 그 것에서 온 것임을 떠올렸다. 요리를 좋아하기까지 관찰했던 많은 식재료들, 색감, 질감, 향 등등 맛있고 행복한 경험이 천성과 시도를 만나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취향이 되는 것임을 느낀다. 

메뉴

Menu

Chinese Cold Cut and Naengchae: Cold Jellyfish Salad

차이니즈 콜드 컷과 냉채

Slowly boild-downed Korean beef (center heel of shank) with homemade soy sauce that made of five kind of herbes

다섯 가지 향신료가 들어간 간장으로 천천히 조린 한우 아롱사태와 돼지 발 콜드 컷과 간장 젤리, 해파리냉채

Prawn Tartar and Chong Yeo Bing: Sandung-style Pastry

새우 타타와 총여우빙(葱油饼)

Prawn tartar with china black vinegar and Chong Yeo Bing: Sandung-style pastry with spring onion.

파가 들어간 산둥식 페이스트리와 중국 흑초가 들어간 새우 타타.

VIDEO: 총여우빙 만드는 영상 (00:18") 

Steamed Scollop with X.O sauce

X.O 소스 가리비찜

Steamed scollop with homemade X.O sauce

직접 만든 X.O 소스로 향과 맛을 더한 가리비찜

Seasonal Roots Fries and Fruits Plate

제철 뿌리채소 튀김과 열매 플레이트

Seasonal roots fries and fruits plate inspired by Moon Cake.

I use chef. Jang's fry dough for deep-frying seasonal roots e.g: carrot and lotus roots fries  I brought nutty, mild  flavor inspired from moon cake. Served with seasonal fresh fruits and dried fruit from moon cake with thick almond orange sauce. 

월병에서 받은 영감을 표현한 플레이트.

월병의 고소하고 은은한 맛을 가져와 우엉, 도라지, 당근, 연근 등 제철 뿌리채소를 튀겨 제철 열매(과일)와 월병 소에 들어가는 견과류와 말린 열매 등의  빡빡한 질감의 아몬드 오렌지 소스로 표현.

Jajangmyeon:Black-bean-sauce Noodles

짜장면 

Jjajangmyeon made with meat sauce, stir-fried in cheonmyeonjang and dubanjang. boiled at low temperature quail egg, onion jam cooked  and thinly chopped cucumberon the top.

천면장과 두반장에 볶은 고기 소스에 오이채 저온으로 조리한 메추리알, 양파잼으로 만든 짜장면. 

​Dessert

후식

Ten scenery moon cake and oriental Taiwan's Oriental Beauty Tea and Korean pear

십 경 월병과 동방 미인 차  그리고 한국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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